지금 살고 있는 원룸아파트를 한눈에 보려면

길 건너 연세대(원주캠퍼스)로 가야 합니다.

키 큰 벚나무들이 양쪽으로 멋지게 늘어선 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저수지 너머로 내가 사는 곳이 ‘제대로’ 보이지요.

아파트가 산 안에 폭 안겨 있다는 것도, 그 산이 병풍처럼 아름답다는 것도

그곳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벗어나야만 보이는 것들’이 어디 집뿐일까요.

실은 원주로 떠나온 뒤에야 단양에서의 내 삶이 비로소 보입니다.

밭일하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이나

논일하다 잠깐 축인 막걸리를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도시의 지인들에게 농산물판매를 의존하는 일이나

모르는 이들에게 ‘성공적인 귀농인’으로 비치는 것을 내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이곳에 오니 확실히 알겠습니다.


스스로를 조금 더 알게 된다는 것이

조금 더 행복해진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으면,

부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